
개발자들이랑 수다떨다가 국내 대형 디스코드 봇 40개와 생각보다 커져버린 만우절 이벤트를 주관하게 된 일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개뜬금없는 아이디어 현실화하기
2025년 1월 23일, 에테님(연홍봇 주인), 페럴님(개발자)과 제 개인서버 음성채널에서 대화를 하던중, 만우절때 디스코드 봇들이 다함께 프사를 바꾸면 재밌지 않을까? 라는 개쓰잘대기 없는 주제로 수다를 떨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개발자니까 당장 해보자 마인드가 발동해선 당장 23일날 당일에 단합용 서버를 만들었습니다.
제일 처음 해야하는건 아무래도 함께할 봇을 모으는거 였습니다. 당장 제 개인서버에 있는 모든 대형 디스코드 봇 개발자들한테 공지를 하고 아는 개발자 연락망을 최대로 사용해 디엠을 보내 함께할 개발자분들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24일날 아직 제대로된 계획도 안짠 상태로 다음과 같은 수많은 개발자들을 섭외해 모았습니다. 루하(노래보옷), 도쿄역(도도), kang87y(해리포터), 제육보끔(퀴즈봇2), 에테(연홍), 노루(제트봇), 마요네(마요네봇), 꿔끄히(먼지봇), 제트(스마토리), 티칩(전적이), 타나트(고운), ukak(시로티켓), 선하루(루나), 요굴(요굴봇), 보란이(시이), 별키(유빈이), 건유1019(펍지봇)
모이고 다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디스코드 봇들의 프로필 사진에 압류 스티커를 붙이고 만우절 안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게 전부였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같은 프로필로 다함께 바꾸기, 프로필 사진에 모자이크 씌우고 디스코드 고장난척 하기, 모두 흑백프사로 바꾸기, 흰색배경에 궁서체로 봇 이름적어서 프로필 사진하기, AI로 봇 프로필 사진 실사화 하기, 디즈니 공주프사 하기, 봇 대표색이나 프사에서 제일 많이 나와있는 색으로 단색프사 하기, 등등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왔습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이 제가 낸 아이디어긴 했습니다.)
제안서 보내기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1월 24일입니다. 예.. 만우절은 4월 1일이였고 굉장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이디어보다는 참여 봇을 여유롭게 계속 모으기로 하고 제안서를 작성해 여러 디스코드 봇 개발자분들에게 보냈습니다. 제 목표는 한디리 디스코드 봇 랭킹 페이지 1페이지를 다 이벤트에 참여시켜 한디리 페이지에서 장관을 보는것이였으나, 상단 이미지와 같이 3개봇이 참여를 안하셔서 실패했습니다.

진짜 불가능할거 같은 봇들한테도 다 제안서를 보냈습니다. 크시봇, 알로항, 술팽봇, 뽀삐봇, 티토커, 노래하는하리보, 등등 엄청나게 큰 봇들까지 제안서를 보냈습니다. 도전도 안해보는것보단 그래도 엄청나게 큰 대형봇한테도 제안을 보내본 이벤트로 남는게 낫다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한디리, 홍보서버(디코올)까지 보냈었습니다. 저는 알로항, 노래하는하리보, 티토커 이 3개봇 중 하나라도 참여하면 이벤트가 굉장히 큰 규모로 진행될거라 기대하고 이 3개봇을 목표로 제안을 계속 보냈으나, 아쉽게도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술팽봇과 뽀삐봇과 같은 대형 노래봇 2개는 수락을 해주셔서 그래도 작진 않은 규모로 진행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큰 봇들은 이번 이벤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을 노려봐야할듯 합니다.
저는 당연히 개발자분들이라면 두근두근 설레서 대부분 참여하실거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이 이벤트를 부정적으로 보시거나 별 의미가 없다 생각하시는분들이 많았던거 같습니다. 제가 제안서를 GPT로 작성하고, 제안서를 복붙한점, 진심으로 한분한분 커피챗을 못드린점이 문제였던것 같습니다. 이번 이벤트의 규모축소의 원인이 저는 저 자신이라 생각하며 다음에 무언가 이벤트라던가 서비스를 기획할때는 좀더 잠재적 협업인원분들에 대한 대우나 이벤트 진행에 대한 소개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 느꼈습니다.
그리고 진행을 하며 제일 힘들었던 점이, 생각보다 개발자분들이 답을 잘 안주십니다.. 검토해보고 나중에 답을 주신다 하고 끝까지 답을 안주신분만 해도 10분은 넘고, 제안서에 대한 답조차 안주신분은 진짜 20분은 넘을듯 합니다. 참여를 못한다는 소식이더라도 회신 주시는 분들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참여를 승낙하신분들도 대부분 2,3번 팔로우업 디엠을 드리고 나서 참여하겠단 답을 주셨습니다.
이벤트 준비하기
1월 23일부터 3월 3일까지는 봇들을 섭외하기만 하고 별다른 아이디어 회의라던가 준비에 대한 진행을 하진 않았습니다. 3월 12일 최종적으로 모인 아이디어들로 투표를 진행했고, 압류 스티커 프로필 사진에 붙이기와 배너에 이벤트 관련 소개 웹사이트 QR를 넣는걸로 최종 과반수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진행할 이벤트에 대해 결정이 나고 공지를 쓴 뒤 필요한 요소들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저 공지글도 여러번 멘션해서 겨우 대표자분들이 다 보게 만들었습니다..) 프로필 사진과 배너 사진은 제가 수작업해서 하나하나 압류 스티커를 붙여 제공해주기로 하고, 웹사이트는 팀 다크서클 소속 프론트엔드 개발자 c0ziest님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참여봇이 점점 많아져 거의 40명을 찍자, 이젠 어떤 봇 대표자분이 어떤 의견을 내주셨고 어떤봇 개발자분이 프로필사진이 전달 안주셨는지가 구분이 안되기 시작해서 노션으로 봇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모든 대표자분들이 진심으로 이 이벤트에 관심 주시는게 아니다보니 봇마다 진행상태를 채크하고 어떤봇이 어떤 부분을 제공 안해주셨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최종 참여봇은 40개로 다음과 같았습니다. 술팽봇 뽀삐 노래보옷 퀴즈봇2 미니봇 모스봇 치누 제트봇 해리포터 연홍 매화봇 카미봇 빙설 LeaderBoard 도도 PUBG BOT 마요네 봇 ComeT Pixiver VALORANT 고운 솔이 그린Bot 푸리나 멜론 Dashboard 스톤 대나무숲 Zena 뮤하 먼지봇 스마토리 시이 익명채팅 Siro Ticket VANGUARD 전적이 요굴봇 루나 로나 다시 한번 더 참여해주신 모든 대표자분들과 도움주신 c0ziest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섭외과정만큼 개발과정도 난관이 꽤 있었습니다. 제가 사실 피그마를 쓸줄 몰랐습니다.

얼마나 심했냐면, 웹페이지 기획을 디스코드 화이트보드로 진행하고 상세설명을 캔바로 진행했습니다. 피그마 안쓰기, 화이트보드, 캔바.. 디자이너 급발진 3요소였네요. 이로 인해 c0ziest님과의 소통에 문제가 많아서 웹사이트 디자인에 꽤 시간을 많이썼습니다. 물론 아시다시피 최종 결과본은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디자인 툴로 협업이 어렵다보니 실시간으로 화공을 켜놓고 "이거 글자 왼쪽위로 조금만 옮겨주세요", "이거 봇 소개 카드 마진 조금만 더주면 어떨까요" 이런식으로 실시간으로 대화하면서 디자인을 조정했습니다. 예.. 이번엔 프론트엔드 급발진 요소네요.

개발자분 개인사정으로 계속 개발이 미뤄지다가 결국 이벤트 시작 2시간 전인 3월 31일 10시까지 웹사이트가 다 준비 안되서 좀많이 불안했습니다. 웹사이트가 직전까지 준비가 안되다보니 QR코드가 들어가야하는 배너도 제작이 안되서 웹사이트 계획을 취소하고 노션으로 대체해 진행할까 까지 생각해봤습니다.

만우절 당일
다행이 개발자분이 10시에 학원 끝나고 빨리 처리해주셔서 웹사이트는 정상적으로 배포를 완료해냈고, 배너도 빠르게 만들어 봇들별로 배포해드렸습니다. 12시에 다함께 서버 음성방에 모여서 서로 봇 프로필 사진을 수정하고 간단한 수다를 조금 떨었습니다. 유명봇들 개발자분들이랑 이번 기회로 간단하게라도 연락을 해보게 되서 영광이고 즐거웠습니다.

새벽이다보니 사용자분들의 반응이 얼마 없을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분들이 관심주시고 웹사이트에 접속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뜨거웠냐면, 새벽 1시인데도 실시간 웹사이트 접속자수가 분당 평균 8명이였습니다. 30분마다 중복제외 약 250명이 접속해주신겁니다. 이 실시간 수치가 끝도없이 유지되서 정말 설랬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웹사이트를 만들어보면서 애널리틱스를 사용해봤는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실시간 개요가 움직이는건 처음봤습니다. 너무 설랬고, 좋은 경험이였던것 같습니다. 실시간으로 전국 지도에 푸른색 원이 생기는 풍경은 너무 신기한 경험이였습니다. 4월 1일 오후쯤부터는 평균 실시간 접속자수가 30분당 300명을 찍기까지 했습니다.
사용자분들이 다들 재밌게 즐겨주시고 관심주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수많은 서버들에서 디스코드 봇 프사를 주제로 대화하는걸 보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총합 1만 4천명이 웹사이트에 방문해주셨습니다.

웹사이트 통계
아래는 3월 31일 ~ 4월 3일간 발생한 웹사이트 방문 통계입니다.
Google Analytics
활성 사용자: 13,761명
이벤트 수: 60,308회
지역별 접속 이벤트 순위
서울(16,020), 부산(4,586), 대전(2,904), 인천(2,827), 대구(2,073), 천안(1,877), 광주(1,364), 수원(1,321), 고양(1,243), 창원(1,087), 파주(1,086), 울산(1,032), 청주(983), 포항(983), 김포(958), 화성(925), 용인(914)
봇별 페이지 접속 이벤트 순위
뽀삐봇(12,588), 제트봇(7,718), 카미봇(6,115), 술팽봇(4,542), 퀴즈봇2(2,713), 솔이봇(2,299), 모스봇(2,147), 연홍봇(2,130), 매화봇(2,100), 도도봇(1,782), 푸리나(1,137), 치누봇(954), 그린Bot(768), 해리포터봇(632), 마요네봇(617), 고운봇(527), ComeT(496), 미니봇(458), 스마토리 봇(312), 대나무숲 봇(315), Zena봇(284), PUBG BOT(197), 먼지봇(187), Siro Ticket(173), 시이봇(137), Dashboard봇(126), 전적이(120), 뮤하봇(85), 루나봇(79), Pixiver(66), VANGUARD(58), VALORANT(44), 로나봇(41), 요굴봇(14), 익명채팅봇(13), 노래보옷(9), 멜론봇(3)
Vercel
총 트래픽: 50.78GB
총 요청: 751K
CloudFlare DNS
DNS 쿼리수: 42K
ICN(서울): 36.8K / NRT(도쿄): 2.0K

“여긴 그냥 봇 주차장인데 누가 압류하고 여기다 방치했네요 ㅠㅠ”한국 디스코드 리스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