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드를 이용하다보면 무언가 이상하게 타 플렛폼들보다 우울감을 느끼고 이를 호소하는 청소년이 많다는걸 느낄수 있습니다. 그것과 관련하여 깊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디스코드를 이용하면서 우울증이나 조울증, 대인기피, 현실도피성 청소년을 보신적 있으신가요? 저는 굉장히 자주 본것 같습니다. 이글을 읽고계신 몇몇 분들도 비슷한 경험을 기반으로 이 글을 읽고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솔이 디스코드 봇을 운영하다보니 솔이봇의 주 타겟층인 친목서버들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구경을 해보거나 활동을 해왔습니다. 초기엔 잘 못느꼈지만 친목계열 디스코드 서버를 많이 활동해보면서 느낀점은 타 SNS들에 비해, 타 게임주제성 서버들에 비해 친목서버들에 특히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많다는 점이였습니다. 일기장 채널에 가면 새벽마다 우울글이 흔히 보였고, 음성채널에서는 자주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야기들을 들을수 있었습니다. 친해진 친목계 지인들은 자주 본인의 우울한 과거사, 가정사를 이야기해주고,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성희롱, 사이버불링 경험담을 이야기 해주곤 했습니다. 디스코드 친목계를 접한지 이제 1년밖에 안됬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저는 수많은 우울증 호소 청소년을 목격했습니다. 1년간 만든 친목계 지인중 절반 이상은 저와 친해진 후 본인의 마음의 병을 저에게 털어놓았습니다.
하단에 결론 및 요약이 있습니다.
얼마나 있을까?
물론 저 혼자의 경험만을 바탕으로 "디스코드가 우울한 곳이다" 라는 판단을 내릴수는 없었습니다. 그냥 특히 제가 편해서 본인의 과거사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많은걸수도 있고, 제가 가는 서버들이 특히 우울증 경험 청소년이 많은 서버 였을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디스코드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2025년 04월 05일에 여러 디스코드 서버들에서 무작위 이용자 3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신뢰 수준 95%, 오차 범위 ±5%로, 학술적으로 인정받는 신뢰성 있는 통계자료입니다.
결과는 제 가설이 옳았습니다. 전체 응답자 390명중 53.1%가 우울감, 불안, 무기력감을 경험한적 있다 답했습니다. 친목계 응답자만 놓고보면 53%가 경험한적 있다 답했으며, 청소년 응답자만 놓고보면 55%가 경험한적 있다 답했습니다. 위 2개를 합친 친목계 청소년 응답자는 전체 중 약 59%가 경험한적 있다 답했습니다. 청소년일수록, 친목계일수록 우울 경험 수치는 높아졌고, 이 두개의 교집합은 결국 60%에 가까운 수치였습니다.
디스코드 친목계에서 활동하는 청소년중 59%가 본인이 최근 1년간 우울감, 불안, 무기력감을 경험한적 있다 응답했습니다. 이는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의 청소년 우울감 경험률인 27.7%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저와같이 제3자의 입장에서 경험을 한 유저도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디스코드를 이용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용자를 본적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결과는 72.1%로 제 예상보다 높은 수치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유저들이 저와 비슷한 일들을 겪어왔습니다. 전체 응답자 390명중 281명이 디스코드를 이용하며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용자를 본적 있다 답했으며, 디스코드 친목계 유저중 77%가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용자를 본적 있다 답했습니다.
몇명정도 목격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평균적으로 약 5명의 우울증 호소 유저를 목격한적 있다 응답했습니다. 응답중 목격인원을 30명 이상의 극단적 값을 입력하여 제출하신 응답자분이 매우 많았으나, 이는 유의미한 통계자료 제작을 위해 평균값 도출에서 제외시켰습니다.
마음의 병을 가진 사용자가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저는 가상관계 중심 SNS와 가상관계중독증에 대해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가상관계 중심 SNS는 말 그대로 가상관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SNS를 의미합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같은 SNS 플렛폼은 보통 현실에서 알던 사람과의 연락수단으로 사용되지만, 트위터, 디스코드, 오픈채팅과 같은 SNS는 가상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런 가상관계에 중독되는것을 가상관계중독이라고 부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바로 이해가 되실겁니다.
가상관계중독은 인터넷의 채팅이나 메신저 등 가상공간 속에서 맺는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이로 인해 실제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영(Young, 1999)은 가상관계중독을 인터넷중독의 한 형태로 설명하였다.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갑자기 가상관계 중심 SNS? 가상관계중독? 뜬금없다 느낄수도 있지만, 우울증 호소 청소년들이 디스코드에 많은 이유에 저는 디스코드가 가상관계 중심 SNS인 점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생각합니다. X(트위터)도 동일한 이유로 우울증 호소 청소년이 많다 생각합니다. 여러 의미로 저는 X와 디스코드가 비슷한 점이 많다 느낍니다. 우울증 호소 청소년이 많은점, 사이버 범죄가 많은점, 익명성이 강한점, 등등..
이전 설문조사에서 저는 추가적으로 우울감을 느낀 모든 응답자에게 우울감을 느낀 원인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제일큰 원인 2개가 현실 대인관계 문제와 학업 스트레스였습니다. 두개 모두 현실과 관련된 응답이였습니다. 디스코드 우울증 호소 청소년들은 현실에서의 문제로인해 우울감이 형성됬고 그러한 우울감을 가상관계 중심 SNS인 디스코드에서 표출하고 해결하고 있습니다.
윤소정(2024)에 따르면 타인과의 대인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가상 SNS로의 회피와 대인관계 욕구를 부분적으로 채워주는 온라인 상호작용을 선호합니다. 디스코드 유저들도 동일하다 생각합니다. 현실에서의 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고 가상 SNS인 디스코드로의 회피와 디스코드 친목계를 통한 온라인 상호작용, 가상 대인관계 형성을 선호합니다.
타인과의 대면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익명성과 아바타 등을 활용해 온라인 상의 소통을 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적절한 대인관계 형성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두려운 상황에 대한 회피와 대인관계 욕구를 부분적으로 채워주는 온라인 상의 상호작용을 선호한다.윤소정. (2024). 청소년의 대인불안이 SNS 중독경향성에 미치는 영향 : 자기통제와 기본심리욕구의 매개효과.
제가 생각하는 디스코드에서의 우울 문제 순환은 아래와 같습니다.
현실 대인관계 문제 발생 -> 우울감 발생 -> 디스코드 -> 가상관계중독 -> 가상 대인관계 문제 발생 -> 우울감 증가 -> 디스코드
디스코드는 SNS일뿐이며 현실이 아닙니다.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를 해결해줄수 없으며, 오히려 집에서 디스코드를 통해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절망감을 느낄수도, 더 많은 우울감으로 이어질수도 있습니다. 가상관계에 과하게 의존하다가 가상에서의 성범죄에 노출되거나 사이버 집단괴롭힘으로 인해 더 큰 상처를 받을수도 있습니다. 점점 가상관계에 중독되고, 우울감이 심해지고, 현실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깁니다. 의도해서 빠져나오려 하지 않는 이상 계속하여 순환되고 점점 우울해질뿐입니다.
사이버관계중독집단은 비중독집단에 비해 우울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정윤, 이상희. (2004). 사이버관계중독 청소년의 심리적 특성. 상담학연구, 5(4), 1191-1202.
결론 및 요약
1. 디스코드 친목계 청소년중 절반 이상은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으며 디스코드 친목계 유저 4명중 3명은 마음의 병을 가진 디스코드 이용자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
2. 디스코드 유저들은 현실에서의 대인관계 문제에 우울감을 느끼고 디스코드라는 가상관계 중심 SNS로 현실도피를 한다. 하지만 가상관계 중심 SNS 특성상 오히려 우울감만 심해진다. 가상관계중독은 우울감을 더 강하게 만들며 반복적인 우울감의 순환고리에 머물도록 만든다.
3. 디스코드 속 가상관계에 과하게 의존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발생할수 있다. 많은 디스코드 친목계 청소년들은 적절한 가상관계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며 현실 대인관계 회복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당신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지금 읽고 계신것부터 귀하는 가상관계에 어느정도 중독된 상태십니다. 작은 우울감이라도 도움을 충분히 받을수 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어질때가 되어야지 도움을 받아야하는게 아닙니다. 사소한 마음의 힘듦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수 있습니다. 마음속 고민이 있다면 익명상담으로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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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청소년 사이버상담의 이해와 실제, 2022, 05, 10., 양미진, 조은희, 권지영, 정진영, 홍혜옥, 한지예, 이래현
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소현하, 한유진. (2008). 청소년의 자기통제, 대인불안 및 인터넷 중독이 메신저 몰입에 미치는 영향. 가정과삶의질학회.
어기준(2000). 청소년 PC중독의 유형과 문제점. 청소년의 PC중독. 한국청소년상담원.
윤소정. (2024). 청소년의 대인불안이 SNS 중독경향성에 미치는 영향 : 자기통제와 기본심리욕구의 매개효과 [석사학위논문, 우석대학교].
이정윤, 이상희. (2004). 사이버관계중독 청소년의 심리적 특성. 상담학연구, 5(4), 1191-1202.
김택호, 정형화. (2019). 대학생의 자아정체감과 사이버 관계중독의 관계에서 외로움의 매개효과. 청소년문화포럼,, 27-49.
대한민국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당신이 얼마나 깊이 추락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Long Walk to Freedom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