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이 청소년을 안다", 디스코드 최초 비영리단체 누리안심다리를 설립하게 된 이야기와 설립 과정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이전글(디스코드 친목계중 절반은 우울증을 겪고있다)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디스코드를 이용하면서 우울증이나 조울증, 대인기피, 현실도피성 청소년을 굉장히 자주 봐왔습니다. 그러기에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390명의 디스코드 유저들에게 디스코드의 우울증 호소 청소년에 대한 질문과 디스코드 범죄상황들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그 설문의 결과와 디스코드에 우울증 호소 청소년이 왜 많은지에 대한 결과 분석내용은 이전글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전글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디스코드 친목계 청소년중 절반 이상은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으며 디스코드 친목계 유저 4명중 3명은 마음의 병을 가진 디스코드 이용자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
2. 디스코드 유저들은 현실에서의 대인관계 문제에 우울감을 느끼고 디스코드라는 가상관계 중심 SNS로 현실도피를 한다. 하지만 가상관계 중심 SNS 특성상 오히려 우울감만 심해진다. 가상관계중독은 우울감을 더 강하게 만들며 반복적인 우울감의 순환고리에 머물도록 만든다.
3. 디스코드 속 가상관계에 과하게 의존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발생할수 있다. 많은 디스코드 친목계 청소년들은 적절한 가상관계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며 현실 대인관계 회복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문제해결을 결심하다
저는 평소에도 아동청소년 구제활동에 큰 관심이 있던 학생이였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국경없는의사회, 푸르메재단(어린이재활병원), 대한적십자사, 등에 대한 후원참여와 캠페인참여를 평소에도 했왔으며 기부한 후원금만 다합치면 약 150만원을 후원해온 학생입니다. 저는 디스코드에서 봇을 개발하여 운영하면서 위에서 언급한것과 같은 문제들을 봐왔으며, 이 문제들이 나이가 있는 사회결정권자들이 실제 청소년들의 활동하는 인터넷 지대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방치되고 구제활동이 전개되지 않고있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날 한 디스코드 친목서버에서 '쑤'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여성 성인 유저분과 수다를 떨다가 디스코드의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쑤님과 저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서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상담을 제공하거나 도움을 제공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장난스럽게 꺼냈고, 별 특별한 약속이나 실행할 의지는 없이 그냥 수다꺼리로 마무리지어 끝냈었습니다.
그날밤 수퍼 N이던 저는 수많은 추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고 도저히 잠을 못자고 컴퓨터로 비영리단체를 설립하는 방법부터 현재 이러한 사업이 이미 있는지, 어떤 다른 사이버 전개 단체들이 있는지, 사이버상담은 어떻게 하는건지, 가상관계중독 청소년은 어떤 심리를 가지고 있는지 수많은 논문과 글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때 읽은 사이버 청소년 심리 관련 논문만 20개는 넘는듯 합니다.
결국 설립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장 쑤님에게 연락하여 발기인(설립자)으로 함께해주길 부탁드렸습니다.
단체설립 준비하기
제가 찾은 방법은 비영리 임의단체를 설립하여 국세청으로부터 고유번호증을 발급받는 방법이였습니다. 공식 이름은 '법인으로 보는 단체'입니다. 비영리임의단체는 법인의 구조를 띄고있지만 법인세를 납부하거나, 법인과 관련된 법령을 지켜야한다거나, 설립자금이 필요하다거나, 주무관청의 설립인가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아직 설립초기지만 공식적인 성격을 띄어야하는 단체들을 위한 제도였습니다. 당장 비영리임의단체 설립방법을 행정사들의 블로그를 통해 찾아봤고 공부하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영리 임의단체 설립에 필요한 준비물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법인으로 보는 단체 승인신청서
- 대표자 선임/변경 신고서
- 납세관리인 신고서
- 조직 운영 정관
- 조직 창립회의록
- 임대차 계약서
- 단체 직인
- 대표자 신분증
- 법정대리인 동의서 (미성년자 이슈)
일단 다른 서류들은 쓰기 어렵거나 오래걸릴게 없었습니다. 문제는 정관이였습니다. 정관이란, 단체의 규칙을 적어놓은 문서로서 단체의 설립 목적이 무엇이고 어떤 사업을 전개할것인지, 회계처리는 어떻게 할것인지, 이사회와 운영위원회, 사무국은 어떻게 구성할것인지, 총회는 언제마다 열것이고 어떻게 진행할것인지, 등등 상세히 단체의 운영방침을 적어두는 문서입니다. 다른 비영리 임의단체 신청 후기들을 보면 이 정관으로 인해 신청이 반려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저도 이 부분에 대해 예민하게 작성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누리안심다리로 결정했습니다. 누리 소통망에서 안심할수있는 다리가 되겠다는 뜻을 담은 이름입니다. 저희 단체의 주 활동지대가 가상관계 중심 SNS인점과 음지에서 아동청소년을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설립 목적은 다음과 같이 작성했습니다. 본 단체는 가상관계 중심 누리소통망(SNS)에서 활동하며, 마음의 상처나 현실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청년이 인터넷상에서 사회로부터 방치되거나 사이버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고, 이들을 구제·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법인으로 보는 단체의 승인여부통지서에 기재된 단체의 고유사업명은 '아동, 청소년 보호활동'이였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법정대리인 동의서도 받고, 네모난 단체 직인도장도 만들었습니다. 전대차 계약도 해서 계약서도 준비했으며, 부모님으로 납세관리인 신고서도 작성했습니다. 단체의 구조는 총회-이사회-운영위원회로 구성했으며, 모든 회원이 총회에서 의결하여 단체의 최종결정을 할수있는 구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고 쑤님과 둘이서 발기인으로서 창립총회를 열어 단체를 설립하였으며, 결성일을 4월 14일로 결정하였습니다.
설립은 누구나 할수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단체다!"라고 외치면 그냥 단체가 설립되는겁니다. 하지만 저희는 국가로부터 고유번호증을 받은 공식적 단체가 되길 원했고, 이 비영리단체와 공익사업을 진지하게 진행하여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수 있는 수준의 큰 단체로 키우고싶었습니다. 그러기에 정관을 작성하고 공식서류를 작성했습니다.
단체 공개하기
진행할 공익사업에 대해 좀더 구체화할 할 시간이 필요했으며,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느껴 약 1달간 관련 사업 연구와 청소년 사이버상담 관련 공부를 했습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1388)에서 쓴 '청소년 사이버상담의 이해와 실제'이라는 책도 다회 정독하고, 가상관계중독과 관련된 논문을 모아 분석을 하고 글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누리안심다리가 결론적으로 추구하는것이 무엇인지, 내가 이 단체를 설립해서 뭘 하려는건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할건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5월 19일, 학교가 일찍끝나 구리세무서에 방문하여 위 서류들을 모두 제출했고 바로 당일 법인과로부터 승인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음날 학교 조퇴를 하고 고유번호증을 수령받고 국민은행에 방문해 기업통장을 개설했습니다. 기업통장 하나 만드는게 참 힘들더라고요.. 2시간동안 앉아서 서명만 하고 단체직인만 찍은듯합니다. 그리고 뭔 세무서에서도 요구안하던 회원명부를 요청하고 단체 총회회의록 원본을 가져가버림.
5월 24일, 최종적으로 공식 누리안심다리 디스코드 서버를 오픈하고 세이프서클 사업을 시작함으로서 단체를 유저분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처음 디스코드 이용자 심리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비영리단체 설립의사를 밝힌지 약 2달뒤였습니다.
누리안심다리
누리안심다리는 사이버아웃리치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사이버아웃리치는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놓인 아동청소년을 사이버에서 발굴해내 도움을 제공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국내에는 1388과 같은 곳 외에는 사이버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하는 단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1388 조차도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한 간접적 사이버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디스코드엔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디스코드를 하면서 도움을 받을수 있다는 문구를 본적 있으신가요? 트위터에선 자주 노출되고 보이는 문구입니다. 저는 이 단체를 전문 상담기관으로 운영한다거나, 대단한 활동을 통해 디스코드에서 우울감 경험 청소년들을 완벽하게 돕자는 의도로 설립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디스코드 우울감 경험 청소년 이용자들에게 계속하여 노출하고 싶었습니다. 그들을 발굴하여 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게 만들고, 그들에게 도움을 받을수 있다는것을 계속하여 각인해주고 싶었습니다. 없는것보단 있는게 낫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수도 있지만 계속하여 도움을 받을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게 저에겐 중요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자주 디스코드를 음지라 표현합니다. 음지는 빛이 잘 들지 않는 땅을 의미합니다. 디스코드는 사회로부터 방치되어왔습니다. 트위터만큼이나, 텔레그램만큼이나, 디스코드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고 고통받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우리단체의 슬로건은 "청소년은 청소년이 안다"입니다. 우리는 청소년활동가들로서 사회결정권자들과 성인들이 운영하는 아동청소년 보호/구제 기관들이 보지 못하는 곳을 바라봅니다. 사회로부터 방치된 곳을 지키고자 합니다.
누리안심다리는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활동이 유지됩니다. 청소년 공익활동가, 세이프서클 파트너 서버, 후원자들에 의해 단체가 운영됩니다. 아래 공식 디스코드 서버에서 공익활동가와 세이프서클 파트너서버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공식서버 : https://discord.gg/X6TqMxeTX6
아래 후원계좌를 통해 우리의 활동을 지원해주실수도 있습니다.
KB국민 672737-01-007997 누리안심다리
당신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지금 읽고 계신것부터 귀하는 가상관계에 어느정도 중독된 상태십니다. 작은 우울감이라도 도움을 충분히 받을수 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어질때가 되어야지 도움을 받아야하는게 아닙니다. 사소한 마음의 힘듦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수 있습니다. 마음속 고민이 있다면 익명상담으로 시작해보세요.
* 학생이신가요? : 학교에 있는 Wee 클래스에 방문해보세요.
* 무료 전화상담 : 24시간 청소년전화 1388 /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
* 사이버상담 : www.1388.go.kr 웹사이트 이용 혹은 카카오톡 1388 검색
* 개인상담 : 1388 연락후 상담신청
“우리가 기다려온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가 찾는 변화는 바로 우리입니다.”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 中